2025년 4월 8일부터 9일까지의 글로벌 증시는 단 하루 만에 상승과 하락을 오가는 극단적인 변동성을 경험했습니다. 이틀 사이에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은 단순한 뉴스 이상의 파급력을 가졌고, 투자자들에게는 시장의 무서움과 동시에 기회를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8일 밤, 한국의 고위 협상팀이 미국을 향해 출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국 프리장에서 나스닥은 한때 +4%를 웃도는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시장은 이를 협상의 진전으로 해석했고, 교착 상태에 빠져 있던 미중 무역 갈등에 대한 해빙 무드를 기대했다. 그러나 불과 몇 시간 뒤, 9일 새벽 4시, 중국이 미국산 제품에 대해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하면서 상황은 반전되었습니다. 나스닥은 오히려 -2%로 장을 마감했고, 이후 프리장부터 다시 급락세가 이어졌습니다. 믿을 수 없는 변동성 장입니다. VIX 지수는 9일 기준 60으로 치솟은 상태입니다. 오늘은 현재까지의 미국 관세 상황을 정리하고, 주변국의 반응과 협상 진행 분위기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경제 구루들의 시선을 함께 정리해 보겠습니다. 힘든 시기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이성을 되찾고 반등을 모색해야 합니다.
관세의 배경
미국과 중국의 관세 충돌은 단순한 무역 충돌을 넘어 각국의 경제 전략,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힌 다층적인 게임입니다.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는 배경에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핵심 의도가 숨어 있습니다.
1. 무역 비대칭성 회복
미국의 경제 체질은 제조업 근간에서 서비스업으로 빠르게 변화해 왔습니다. 이로 인해 제조업과 같은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지 않은 영업이익률이 높은 서비스 제품의 특성 때문에 애플,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이른바 빅테크 기업을 탄생시켜 왔습니다. 이는 미국 경제의 깊은 뿌리가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서비스 재화를 제공하기 위한 H/W 품목들을 해외에서 수입해와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결국 세수를 통한 지원금은 해외 제품을 수입하는 쪽으로 흘러가게 되고, 실제로 미국은 중국 상대로 무역적자가 발생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비대칭성을 회복하기 위해 관세를 부과하려는 의도가 있습니다.
2. 제조업 육성 + 실물 경제 회복
제조업 육성은 수출과 수입의 비대칭성을 회복하기 위함도 있지만, 금융자산의 사이즈만 증가하고 실물경제가 없는 미국의 취약한 경제 구조를 보완하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관세를 부과하게 되면 주변국은 결국 미국에 물건을 팔기 위해 미국에 직접 공장을 증설하는 선택을 해야만 하고, 이는 제조력의 무게 추를 미국으로 다시 회귀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큰 적자로 위기에 처한 인텔 파운드리를 TSMC와 엔비디아가 합작 법인으로 운영해 달라는 제안을 하기도 했습니다. 인텔의 몰락으로 반도체 생산능력을 크게 잃어버린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었지만, 엔비디아와 TSMC는 거절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상황만으로 트럼프의 제조업 육성과 실물 경제 회복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3. 금리 인하
앞선 포스팅에서 미국의 장기 국채 금리를 낮추고 싶어한다는 트럼프 정부의 의도를 말씀드렸지만, 기준금리 인하도 트럼프 정부의 또 다른 목표입니다. 양적 완화를 통해 약 달라를 유도하여 내수시장을 활성화시키고, 수출면에서 가격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함입니다. 하지만 파월 연준 의장은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발표하지 않고 있습니다. 콘퍼런스에서 항상 말해왔듯이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잡힌다는 데이터 또는 경기 침체 데이터'만 보고 움직이는 사람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에 트럼프 정부는 관세 정책을 통해 의도적인 경기 침체를 유발하고 있고, 실제로 미국은 1분기 GDP가 -로 역성장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행보는 파월 의장이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합리적인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결국 트럼프는 조금은 과격하지만 관세 정책을 통해 무역의 비대칭성을 회복하고, 제조업 육성을 통해 실물경제를 견인하며, 금리 인하를 통한 내수 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미국의 경제적 이득과는 거리가 먼 행보처럼 보이지만, MAGA (Make America Great Again)을 위한 첫걸음임을 알 수 있습니다.
관세는 길지 않을 수 있다
미국은 8일 약 70개국이 동시에 협상의지를 표명해왔고, 실제 협상 중이다라는 뉴스를 내보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도 한덕수 권한대행과 전화통화 후 고위급 협상팀이 미국행을 밟았다는 보도가 이따르기도 했습니다. 목적이 확실했던 만큼 과격한 행보였지만, 원하는 것을 얻게 된다면 1주일도 안되어 협상 테이블에 앉을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기준은 명확한 것 같습니다. 아마 많은 국가가 조만간 협상에 진전을 이룰 것으로 보입니다. 관세도 어느 정도 완화되겠죠. 하지만, 중국만큼은 그 대상에 포함시키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협상을 주고받는 다른 나라들과 달리, 중국은 현재 미국과 맞불 관세를 부과하며 2018년도를 연상시키고 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끝까지 가보자"는 강경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지만, 양국 모두 장기적으로는 이 갈등을 지속할 여유가 없습니다. 중국은 부동산 위기라는 심각한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대형 개발사들의 연쇄 디폴트, 지방 정부의 재정 악화 등으로 인해 소비 위축과 금융 불안이 겹치고 있습니다. 관세 충돌이 길어지면 내수 회복 시도마저 타격을 입을 수 있습니다. 미국은 경기 침체 우려에 직면해 있습니다. 연준의 고금리 정책이 지속되면서 이미 기업 실적은 둔화세를 보이고 있고, 소비심리 역시 약화되고 있습니다. 더불어 다가오는 중간선거는 정치적으로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경제가 흔들리면 정권 지지율 역시 하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결국 양측은 협상을 시작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그 시기와 조건은 여전히 불확실한 만큼 시장은 VIX의 급등으로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CEO들의 반응
CNBC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주요 기업 CEO의 69%가 향후 경기 침체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전반적으로 이번 침체가 ‘깊지 않은 얕은 침체’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즉,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구조적 붕괴보다는 단기적인 수요 둔화와 재정 긴축에 따른 조정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실제로 미국이 여러 나라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 중국에 유례없는 강한 제제를 가하면서도 협상의 옵션은 항상 열어두는 발언을 한다는 점. 이 모든 부분이 경제의 체질 자체가 안 좋은 것이 아닌 일시적인 정책으로 인한 상황일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경기 침체를 예상했던 많은 경제 구루들 대표적인 인물로는 제이미 다이먼(JPMorgan), 래리 핑크(BlackRock), 워렌 버핏, 빌 에크먼, 레이 달리오, 드라켄밀러 등이 있습니다. 이중 워런 버핏은 현재 보수적으로 현금 비중을 30% 수준으로 높여놨지만, 이는 곧 기회가 올 시 과감하게 베팅을 준비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희망 신호
막막할정도로 두려운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줄기 희망은 있습니다. 5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처음으로 50%를 넘어섰습니다. 이는 시장이 연준의 정책 전환 가능성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인플레이션보다 두려운 경기침체 신호가 데이터로써 표현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장은 이미 연내 두 차례 금리 인하를 반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외에도 현재 나스닥은 고점대비 -27% 하락, S&P500은 고점대비 -21.5% 하락, VIX 지수는 60에 육박하는 상황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VIX가 50을 넘겼을 때 주식을 매수하면 1년 뒤 100% 수익권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아래 그림은 75회의 하락장 + VIX 50 이상인 상황에서 주식을 매수한 경우 연단 위 수익률을 의미합니다. 이는 곧 현재의 위기는 중장기적으로 쉽게 오지 않을 기회라는 것입니다.
결론
2025년 4월의 시장은 불확실성과 공포 속에서 새로운 방향성을 찾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전면전 양상을 보이는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 그 이면에는 각국의 복잡한 이해관계와 필연적인 협상의 움직임이 존재합니다. 변동성은 크지만, 그 안에서 긴 호흡으로 접근하는 투자자에게는 보석 같은 기회가 숨어 있습니다. 캐시스트림도 현재 보유하던 현금과 기존의 개별주들을 정리하며 역대급 기회를 노리고 있습니다. 현금을 보유하되, 기회를 엿봅시다. 그리고 두려움이 극에 달할 때, 투자는 시작되어야 합니다.
※ 이 글은 주관적인 생각이 포함된 글입니다. 모든 투자에 대한 선택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