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은 절대적인 것 같습니다. 수많은 예측과 가설이 오고 갔지만, 결국 시장을 정상화하는 방향의 반작용을 이번에도 만들어내고 말았습니다. 오늘은 4월 11일 금요일까지 이어졌던 미국 증시계에서의 많은 변화에 대해 다뤄 볼 예정입니다. 그중 특히 최근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 변화에도 불구하고 이어지는 10년물 국채 금리의 높은 수치와, 뒤로 이어지는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연준풋'발언까지. 모두 사건별로 보면 우연의 연속으로 보이지만, 이 모든 것들이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들로 인한 필연적인 결과들이었다면, 믿어지시나요? 지금까지의 증시 스토리와 이후의 대응 방향까지 분석을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채권 자경단
채권 자경단이란
'채권 자경단'은 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나 통화 완화 정책에 반발하여 국채를 대량 매도함으로써 금리를 상승시키는 시장 참여자들을 비유적으로 일컫는 용어입니다. 이들은 정부의 방만한 재정 운영이나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응하여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행동함으로써 정책에 압력을 가합니다. 자경단이라고 하여 어떤 특정 단체로 보이지만 사실 그렇지는 않고, 채권을 보유하고 있고 이해관계에 얽혀있는 불특정 다수의 시장 참여자들을 의미합니다.
4월 11일까지 히스토리
트럼프 정부의 최초 상호 관세 정책에 대한 발표 이후, 3.9%로 하락하던 10년물 국채 금리는 어느 순간 4.8%까지 치솟기 시작합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을 제외한 관세 유예 발언 이후 증시는 급등하게 되는데요. 하지만, 미중 간 관세 경쟁이 심화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10년물 금리는 4.5% 수준에서 머무르게 됩니다. 결국, 4월 11일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시장이 혼란스러워질 경우 연준은 확실히 개입할 것'이라며 연준풋 발언을 하였습니다. 이에 증시 막바지에 반등으로 상승하며 마감되었다는 게 지금까지의 상황입니다.
국채 금리 상승
채권 자경단은 어떤 이해관계로 인해 행동을 하였으며, 국채 금리 상승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길래 트럼프 대통령과 연방은행까지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서는 걸까요?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미국 국채의 높은 신뢰성'에 대해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경기가 둔화 또는 침체가 올 경우, 시장 참여자들의 자금은 손실 최소화를 인해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이는데요. 대표적으로 미국 국채, 달러, 금이 있습니다. 금은 지구에서 가장 고유한 광물로, 그 채집량에 한계가 명확합니다. 때문에 금은 희소성으로 인한 고유의 가치가 있습니다. 이는 지구에 더 이상 인간이 살지 않는 그 순간까지 지속되는 가치입니다. 그렇다면, 국채와 달러가 금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이유가 뭘까요? 바로 천조국 미국이라는 초 거대국의 위상 때문입니다. 쉽게 말하면 "설마 미국이 내 돈을 떼어먹겠어?"와 같은 거죠. 그만큼 미국이란 존재는 시장에서 절대적인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 정부의 행보는 시장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신뢰를 잃을 만큼 극단적이었습니다. 과거 실패사례가 명확한 관세 정책을 선포하고, 이를 협상의 도구로 사용하는 듯한 행동을 보였죠. 또한 관세가 증가하는 경우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한 것이 아닌 단순한 정책의 반영으로 인해 물가가 상승하는 반시장적인 현상이 벌어집니다. 시장에 혼란을 초래하는 것이죠. 이로 인해, 국채에 투자하고 있는 불특정 다수의 채권 자경단은 국채를 매도하며 비트코인 또는 금과 같은 또 다른 대체자산으로 돈을 옮기게 되었고, 그것이 국채 금리의 상승으로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도미노 현상
국채 금리가 상승한다는 것은 결국 국채에 대한 매도세가 커지기 때문에 프리미엄이 붙는 것입니다. 국채 매도세가 커지는 경우 국채의 신뢰도가 낮아진다는 것을 윗문단에서 설명드렸는데요. 여기서 발생하는 파생효과가 가히 파괴적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월가의 많은 헷지펀드들은 레버리지로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국채를 활용합니다. 국채를 매입한 후 국채의 높은 신뢰성으로 추가 자금을 대출받고, 이를 다시 국채를 매입하여 추가 대출을 한번 더 받는 레버리징 대출을 일으킵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스프레드로 헷지펀드가 이익을 보는 구조가 되었는데요. 문제는 지금처럼 국채의 매도세가 완강한 경우, 레버리지를 활용하고 있는 헷지펀드들에게 마진콜이 들어오게 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현재 헷지펀드들은 마진콜로 인해 국채를 매도하고 있고, 이는 곧 도미노처럼 퍼져 더욱 거센 매도세를 불어오게 됩니다. 결국 시장에는 미국 국채를 파는 사람만 남아있고, 사려는 사람은 아무도 안 남아있게 되는 것이죠.
최악의 경우
위에서 설명드렸던 상황이 지속된다면, 최악의 경우 SVB 은행 파산과 같은 소규모 은행 부도부터 대규모 은행 부도까지 퍼질 수 있고, 이는 어쩌면 2008년 금융위기보다 더 큰 위기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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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포스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7조 달러의 부채를 장기채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는데요, 조달 비용을 낮추기 위해 한 시도가 결국 미국이라는 나라의 신뢰와 시장 자체의 붕괴를 일으킬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연준풋의 등장
지금까지의 경기 침체와 이번의 상황이 다르다고 할 수 있는 가장 큰 부분은 국채의 수익률입니다. 기존의 경기 둔화 또는 경기 침체에서는 투자자들의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알려져 있는 국채로 향하면서 국채의 수요가 높아지고, 프리미엄이 낮아지는 정석적인 모습을 보여왔으나, 이번의 경우는 많이 다릅니다. 오히려 반대로 국채 매도세로 인한 공급만 높아지고, 수요는 없어지면서 프리미엄만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시장의 혼란을 바라볼 수 없었는지,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연준의 개입을 통한 시장 보호막 역할을 자처하게 됩니다.
연준 보호막
연준이 지금의 상황에서 할 수 있는 행동은 크게 두 가지로 보입니다.
1. 미국 국채금리 매입
수요가 낮아진 미국의 국채를 직접 매입하는 것입니다. 아마 국채의 수요를 강제로 높이는 행위이기 때문에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2. 금리 인하
금리를 인하하여 시장에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금리 인하는 단기 국채 금리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나, 10년물 30년물과 같은 금리에는 영향이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연준은 위와 같은 두 가지 행동을 통해 시장에서의 미국에 대한 신뢰와 위상을 다시 되찾는 행위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2020년 연준이 시장에 직접 참여하면서 경기를 부양했던 시기에는 이미 시장에 피가 낭자하던 때였습니다. 이번 발언으로 인해 연준이 바로 다음 주부터 행동에 옮기기는 어렵다는 생각입니다.
트럼프 풋
연준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도 이러한 경제 상황에 대해서 많은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4월 12일 기준 아직 이렇다 할 해답이 나오진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소셜 미디어에는 "SOMETHING POSITIVE COMING WITH CHINA"라는 발언을 하며 중국과의 협상에 높은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에서 직접 중국에 전화통화를 요청했다는 이야기도 있었죠. 하지만 협상에 대한 의지는 중국 또한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중국은 "상호 존중이라는 전제 하에 협상은 항상 열려있다"라는 발언을 했습니다. 사실 이 상황들만 보아도 미국과 중국 모두 더 이상 쓸 카드가 없다는 게 드러납니다. 결국 생각보다 빠르게 관세 관련된 협상이나 뉴스가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결론 : 미국 증시의 방향은?
상호 관세 정책과 미중 갈등 심화, 이후 채권 자경단에 의한 국채 금리 상승, 그리고 이어지는 연준의 개입의지 시사. 이 모든 것은 우연이 아닌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필연적인 결과입니다. 시장의 힘은 거스를 수 없는 것을 이번기회에 다시 한번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았을 때, 미국 증시는 당장 다음 주부터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국채 금리 또한 어느 정도 안정권에 돌입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를 아직 바닥으로 인식하기에는 이르다는 생각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으로 인해, 관세 적용 전 재고확보를 위한 급격한 제품 수요 증가와 관세 기간 동안 공급자의 공급 축소가 필연적으로 발생할 것이고, 이는 지금 당장 지표로 보일 수 없는 수치이기 때문입니다. 4월 CPI가 2.4%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4월 CPI는 결국 3월 경제상황을 반영한 수치이고, 관세가 직접적으로 적용되는 4월의 경제 상황은 5월의 CPI, PPI를 확인해야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2018년도에도 관세에 대한 협의가 2년 정도 진행되었다는 점과, 이로 인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파동은 관세 협약이 진행된 이후에도 한동안 지속되었다는 점이죠. 캐시 스트림은 당장 오늘내일 관세가 협의되지 않는 이상, 최소 올해 말까지는 이러한 여파가 분명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항상 시장의 바닥은 그 누구도 모르는 법. 시장에 긍정적인 반응이 발생한 만큼, 캐시 스트림은 다음 주부터 현금비중을 조금씩 소진하며 분할매수에 들어갈 생각입니다. 이 글을 보는 많은 투자자분들도 오늘 설명드린 상황들을 잘 참고하시어 현명한 선택을 하시길 바랍니다.
※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 긍정적인 발표가 있었습니다. 미국이 컴퓨터, 스마트폰, 반도체 제조 장비에 대한 상호 관세 제외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최근 매집해왔던 SOXL의 주가가 다음주 월요일부터 크게 요동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 이 글은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 포함된 글입니다. 모든 투자에 대한 선택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